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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중독, 여행의 충동/유럽 방랑기

[체코] 프라하에 갔다면 반드시 도전해 봐야할 스카이 다이빙

by 재기방랑 2013. 4. 30.

 체코, 프라하에 입성하면 많은 사람들이 구시가지, 신시가지 광장을 떠올리겠지만

갔다와보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스카이 다이빙이었다.

 

사실 나 역시도 프라하에서 스카이 다이빙을 할 수 있다는 정보를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나 역시 모르고 지나칠 뻔했다.

그런데 우연히 체스키 行 버스에서 옆자리에 앉은 언니가 한국인이었는데, 그 언니가 스카이 다이빙이라는 귀한 정보를 전해주었다.

하지만 언니 말에 의하면 하루 전날에 민박집 주인에게 말을 해서 예약을 해야된단다.

내가 체스키에서 프라하로 돌아가고 나면 프라하에서는 하루만 남은 상황이었는데..

좋은 정보를 들었지만 그 자리에서 마음을 거둬야 했다.

 

그렇게 나에게 기회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날 아침, 민박집에서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었다.

그 때, 나와 같은 식탁에서 식사를 하던 여행객이 주인에게 "오늘 스카이 다이빙할 수 있어요?"라고 묻는 게 아닌가.

이게 웬 기가 막힌 타이밍인가 싶어서 나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그렇게 즉흥적으로 우리 식탁에서 스카이 다이빙 도전4인조가 결성됐다.

 

기상 상태에 따라 불가능 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이게 웬걸, 날씨가 아주 화창함 그 자체였다.

호기롭게 스카이 다이빙을 한다고 큰소리쳤지만 막상 시간이 다가오니

아..기상이 악화됐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슬그머니 피어올랐다.

프라하 시내에 위치한 사무실에 집합하니 우리 4명을 포함하여 캐나다 남자 여행객 2명까지 총 6명이 참가하게 되었다.

 

스타렉스 같은 차에 우겨넣어 거진 한 시간 가까이를 달리니

드넓은 벌판이 나타났다.

그렇게 차는 멈추고..

 

우리는 각서를 쓰고 옷을 갈아입고 교육을 받았다.

경비행기를 타고 3000피트 높이까지 올라가서 1분 동안 자유 낙하를 한 뒤에

낙하선을 펼치고 하강하게 됩니다.

알아 들었으면서도 괜히 내가 잘못 알아 들었다가 생명이 위험에 빠질까봐 재차 묻고 또 묻고.

 

경비행기 안에 참가자에 각각의 도우미, 사진사까지 타다보니 6명은 3명씩 나누어 체험하게 되었다.

그런데 캐나다인 2명을 호명한 뒤에 내 이름을 부르는게 아닌가..

안면도 없는 외국인과 한 팀인 것도 모자라서 선발대야..?

 

그 자리에서 절규했다. 매너 좋은 캐나다 남성들이 "I will be your body guard"라고 나를 달랬지만

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단 말이야!!!!!!!!!!!!!!!!!!!!!!!!!!

나의 절박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는 엉거주춤 그들을 따라 나섰고 그렇게 경비행기에 올라탔다.

 

 

 

 

비행기는 덜덜 거리면서도 꾸역꾸역 자꾸만 높이 올라갔다.

구름도 보이고, 이제 그만 올라가도 될 것 같은데..라는 내 마음과 달리 비행기는 고공행진 중이었다.

내 불안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우미들은 그 상황에서도 숙면을 취한다.

 

 

 

 

날 기절하게 한 문제의 사진.

사진에 나와있듯이 비행기는 스크린형식으로 되어있었고 그 스크린을 위로 들어올리자 구름만 보였다.

사진 속 저 하얀 배경은 그렇다, 구름이다.

정말 구름 밖에 안 보였다.

저렇게 도우미가 자세를 취하고 그 위에 참가자가 앉은 상태에서

순전히 도우미의 의지로 저 구름 아래로 몸을 던지는 거다.

뒤에서 지켜보던 나를 비롯한 다른 캐나다 남자는 경악을 했다.

"OMG" 그 자체.

190cm는 족히 돼보이던 남자까지 호들갑을 떠니

난 정말 그냥 경비행기 타고 착륙할래요..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내 의지와는 다르게 나는 결국 뛰어내려졌다.

순전히 피동형인건, 정말 난 무방비 상태였는데 내 몸은 이미 경비행기를 벗어났다.

 

겁먹었던 것과는 달리 짜릿했다.

이제와서는 이보다 짜릿한 경험을 해 본적이 없다고 호언장담한다.

정말 이루 표현할 수가 없는 체험이었다.

 

비행기로 내려다보는 땅밑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 쾌락.

 

 

무사히 선발대 참가자들이 착륙하자 우리는 모두 서로를 얼싸안고

"We are alive!!" 무사 착륙에 대한 환희의 비명을 질렀다.

 

이미 한 번 하고 내려왔다고, 후발대가 겁먹은 모습을 보며 웃어주는 여유까지 보이며..ㅋㅋㅋ

그렇게 두려움에 떨던 후발대 동행들도 땅에 내려와서는 한 번 더하고 싶다.라는 말을 내뱉었다.

 

 

 

이 사진은 모든 체험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찍은 사진인데, 이미 사진에서부터 느껴지는 평온함.

처음에 도착했을 때는 저 허허벌판이 끝없는 하늘인양 무서웠는데

거사를 치르고 나니 그저 탁트인 평원으로만 느껴졌다.ㅋㅋㅋ

 

심지어 우리 뒤에 도착한 한국인 참가자들에게 웃으며 "안 무서워요. 진짜 재밌어요."라는 여유로운 미소까지 날려가며

승자의 기분을 만끽했다.

 

해보기 전엔 두렵기만 했던 스카이 다이빙을 하고 나니 정말 승자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