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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중독, 여행의 충동/유럽 방랑기

[독일] 맥주 한 잔

by 재기방랑 2013. 11. 21.



독일, 뮌헨
호프브로이


*

아무리 자유를 좇는 여행이라지만
해가 진 뒤에는 밖을 배회하지 않았다.
나름대로의 안전 수칙이자 다음 날의 일정을 위한 체력보충을 위한 나만의 규율이었다.

그런 내가 뮌헨에서 만큼은 밤거리를 활보했다.
밤이 되면 더 활기를 띤다는 뮌헨의 카우핑저 거리.
큰 거리 뒤에 숨은 골목의 모습을 엿보았다.

뮌헨의 3대 kneipe로 소개되는 호프 브로이는
넓은 응접실과 오랜 전통, 무엇보다 직접 만드는 맥주로유명한 곳이다.
나 역시 호프 브로이에 가서 맥주와 소세지를 주문했다. 
오케스트라 뺨치는 호프브로이악단의 연주를 배경음악 삼고 손님들의 말소리를 효과음이라 삼으며 내부를 구경했다. 
연인, 가족, 친구 단위의 가족과 나처럼 혼자온 사람들까지.

시장과 가게를 가면 사람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더니 그 가설이 독일에서도 통하는 듯 했다. 
맥주 한 잔에 취할리 없건만은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비실비실 웃음이 새어나왔다.
인생의 근심도, 앞날의 두려움도, 찰나의 고민거리도 모두 술잔에 담아 맥주와 함께 넘겨버렸다. 그 순간만큼은 무념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