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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중독, 여행의 충동/아시아 방랑기

히말라야 산타를 아시나요?

by 재기방랑 2011. 3. 10.

아주 특별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6개월에 한 번씩 네팔로 떠나는 이들의 이름은 ''히말라야 산타''. 여행준비기간 5개월, 이들은 휴식이 아닌 ''기부''를 위한 여행을 떠난다. 네팔 아이들에게 오직 자신들의 힘으로 모은 그들의 2천만 원 선물은 무엇일까. 히말라야 산타
1기이자 산타지기로 활동 중인 정예은(덕성여대 심리 08)씨에게 10명의 산타가 네팔에서 짓
고 온 희망이야기를 들었다.




히말라야 산타 1기가 발족한 것은 지난해 6월. 국제아동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의 ''기빙클럽'' 프로젝트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부터다. 모금부터 학교건축까지 산타들의 활동으로 이뤄지는데 이들은 6개월 동안 네팔에 초등학교를 짓기 위한 활동을 진행했다. 금전 후원을 넘어 참여형 기부가 가능한 것이다.

이들은 6월 발족 직후 본격적인 모금 활동에 나섰다. 모금은 개별과 단체로 나눠 진행됐다. 정 씨는 "실행 가능성과 사람들의 호응도 등을 고려한 끝에 ''벽돌노트'' 모금으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산타들이 직접 노트를 제작, 판매 수익금을 모으는 것이다. 이 외에도 개인 소장품을 벼룩시장에 내놓거나 다음 아고라에서 모금 청원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모금이 진행됐다.










▲히말라야산타 1기의 모금활동 모습


하지만 사람들로부터 기부금을 모은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정 씨는 "지인들과 길에서 만난 사람 중 일부는 우리의 모금을 의아해하고 비난하기도 했다. 속상했다"며 "그런 반응을 모두 마음에 담으면 제대로 모금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응원과 격려를 해준 사람들도 많았다"고 밝혔다.

5개월간의 모금활동 끝에 이들은 2천만 원의 수익금을 모았다. 1인당 200만 원으로 정했던 목표액을 산타 10명 모두 이룬 것. 그러나 목표했던 모금액을 달성했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올해 건국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김경미(24) 씨는 "처음엔 1인당 200만 원이 아니라 2천만 원이라도 모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현실은 암울했다"며 "가까운 사람들에게조차 후원 이야기를 꺼내는 게 쉽지 않았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회상했다. 정 씨는 "열심히 모금활동에 나서 목표 금액을 채우자 다들 무사히 모았다 싶어 안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모금활동 직후 히말라야 산타 1기는 네팔로 떠났다. 모은 수익금으로 네팔 카필
바스투 지역의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지어주기 위해서다. 이들은 madarasa초등학교와 kalika초등학교의 보수공사에 참여했다. 사진으로 카필바스투 지역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확인했기 때문에 현장을 찾았을 때의 충격은 덜했다.










▲히말라야 산타 1기의 네팔 초등학교 건축 참여 모습


하지만 이들은 아이들 모습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 씨는 "발을 다친 아이에게 연고를 발라줬는데 그곳에 있던 모든 아이와 부모들이 모여들어 저마다 아픈 곳을 보여주며 연고와 밴드를 달라고 했다"며 "의료 환경이 그렇게 열악한지 미처 몰라 준비물품이 부족해 모두에게 해줄 수 없어 미안했다"고 이야기했다.

보수공사는 약 1주일간 진행됐다. 교실 하나가 전부였던 학교는 산타들의 도움 덕에 여러 개의 교실을 갖추게 됐다. 정 씨는 "뜨거운 볕을 피해 나무 아래서 공부하고, 나무 그늘마저 없어 맨바닥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며 마음 아팠다"며 "네팔 아이들의 열악한 환경 중 하나라도 해결해 줄 수 있어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11박 12일간의 네팔 여행을 마친 후에도 그들의 활동은 계속됐다. 기부활동에 대한 인식확산을 위해 국내 모금활동과 네팔에서의 봉사 활동 등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산타지기 1기의 활동은 끝났지만 정 씨는 ''히말라야 산타''에 남기로 했다. 히말라야 산타 2기의 ''산타지기''를 맡은 것. "네팔에 다녀온 후 친구와 여행을 다녀왔는데 여행 내내 네팔에서 느꼈던 것들이 떠나질 않았다"며 "산타를 한 번 경험했으니 이번엔 좀 더 전문적으로 산타들의 활동을 알고 경험하고 싶다"고 동기를 밝혔다. 정 씨는 앞으로 산타 2기 모집부터 모든 활동을 책임, 관리하게 된다.

오는 4월에는 산타 2기들이 활동에 나선다. 산타 2기 신서정 (동덕여대 독일어11) 씨는 "성인으로서 내딛는 첫걸음이다. 지금까지 받아온 도움들에 대해 이젠 보답할 차례라 생각해 지원했다"며 "학교생활과 병행해 힘들 때도 있겠지만 최선을 다해 활동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3월 4일 발족식을 마친 히말라야 산타 2기는 두 달 동안 모금활동을 진행한 후 4월 21일 네팔 카브르 지역으로 떠나 현지 초등학교 건립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원문 기사 http://media.campuslife.co.kr/focus/Sub_View.asp?idx=18399&n4_page=3&n1_UType=1&idx_SysMMA=20&idx_SysSMA=45&idx_ViewLocation=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