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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중독, 여행의 충동/아시아 방랑기

마카오 마지막 여행지, 타이파 빌리지

by 재기방랑 2016. 11. 17.

 

짧은 일정인 만큼, 벌써 끝이 보인다. 영화 '도둑들'에 촬영지였던 타이파 빌리지로 향한다. 우리가 묵던 숙소와 가까워서 거리를 구경하며 걸었더니 어느새 타이파 빌리지까지 들어와 있었다. 화려한 조명이 넘치던 호텔거리를 지나니 한없이 현지인스러운 골목이 기다리고 있었다.

 

 

 

 

 

 

 

 

집 밖에 나무 막대기 몇 개 걸치고, 건조대 삼아 빨래를 널어놓은 모습이 왠지 그 동안 봐왔던 마카오의 화려한 모습과 달라 유쾌했다.

 

 

 

외벽의 페인트칠 마저도 사랑스러운 분홍빛. 유럽의 거리를 연상케 하는 가로등과 음식점이 들어서 있고, 어느 골목에는 중국의 모습이 느껴지는 이 곳은 마카오의 타이파 빌리지.

 

 

골목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는 즐거움을 아는 이라면 타이파 빌리지가 참 좋은 여행지가 될 것이다. 사람 사는 마을 속에 들어가 거닐 수 있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관광지와 거주지가 분리되어 있지 않아, 멀리 가지 않아도 현지인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큰 길 뒤에 숨겨진 집들을 발견하고 났을 때의 반가움을 느끼고 싶다면, 타이파 빌리지도 향하시길.

 

 

 

 

 

 

 

 

 

이 와중에도 미적 감각은 예술적이다.

 

 

 

 

 

 

 

 

 

 

 

 

 

 

타이파 빌리지에서 베네시안 호텔을 연결짓는 공원이 있다. 볕 좋은 날, 공원을 따라 걸으며 베네시안으로 향했다. 현실 세계에서 나와 마법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 조명 없는 순수 햇빛으로 빛나는 베네시안 호텔을 구경하고 싶다면,

 

 

 

사람 사는 모습, 다 똑같다고 하지만 여행지에서 이런 장면을 보면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가 없다. 활짝 열려있지 않아, 감칠맛나기도 하고.

 

 

 

 

 

 

 

 

 

계단을 따라 피어난 꽃까지, 섬세한 조경에 콧노래도 흥얼거리고.

 

 

 

해가 저물면,타이파 빌리지는 더욱 중국향을 풍긴다.

 

 

 

 

 

 

해가 완전히 사라지고, 거리에 가로등이 켜지면 이보다 운치있을 수가 없다. 사람들은 이미 꿈나라에 간 건지, 거리는 조용하고 골목 안에는 여행자만 아무말 없이 걸어 다닌다.

 

 

 

 

 

 

 

 

 

 

 

마카오에서의 일정이 이로써 끝났다. 볼 게 많을까? 의문이 들었던 도시였지만, 생각지도 못한 매력이 많았다. 하루 잠시 머물렀다 가기에는 봐야 할 것도, 즐겨야 할 것도 넘쳤던 마카오. 가슴 벅차는 자연, 유적지보다는 식민시절의 자재를 보존하면서, 중국 본토의 모습도 공존하고 그 안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 온전히 사람으로 시작하여 사람으로 끝나는, 그래서 마카오만 가질 수 있는 분위기. 바삐 움직이지 않고, 평온하게 여행하기 참 좋은 여행지였다.

다시 한번,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게 기회를 주신 이스트팩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여행을 다녀온 지 일 년이 다 되는 이 시점에서 여행기를 마친다. 다시 바람이 차가워지고 있고, 그 때의 떨림과 설렘이 떠오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