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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중독, 여행의 충동/아시아 방랑기

밤산책, 모두가 잠든 새벽에 마주한 마카오

by 재기방랑 2016. 10. 17.

 

낮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즐길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남는 게 시간이니 바쁘게 움직일 필요가 없는 우리는 새벽에 다시 거리로 나왔다. 홍콩에서 당일치기로 놀러온 관광객이 붐비는 한낮은 다니기 복잡하니, 한산한 시간에 다시 나오자는 게 우리의 전략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우리의 전략은 제대로 통했다. 낮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한적하고 고요해서 느긋하게 둘러볼 수 있었다. 오후 4시쯤 숙소가서 낮잠 자고 밤11시쯤에 다시 나왔는데 11시만 돼도 사람이 이렇게 없었다. 평소 혼자 여행했더라면 위험하다면서 생각지도 않았을 텐데, 동행이 있으니 늦은 밤에도 밖에 나올 용기가 생겼다.

 

관광책자에서 보던 세나도광장이 드디어 나타났다.

 

 

 

사진 한 장 제대로 찍기 어려웠던 성 도미니크 성당은 우리가 전세라도 낸 듯, 아무도 없었다.

 

 

 

성 바울 성당으로 가는길. 이 곳은 거주지역답게, 보행자가 좀 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고고하게 매력을 뿜어내는 성 바울 성당. 낮과 여실히 비교되게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이 날 밤에 마침 비도 내려서 더 한적했던 것 같다.

 

 

 

잠시 뒤에, 우리처럼 느즈막히 성 바울 성당을 보려고 나타난 사람들로 조금 활기를 띠고.

 

 

 

 

 

 

 

 

 

 

 

 

 

 

 

 

 

 

 

비가 내리지만, 다시 성 바울 성당을 향해 계단 위로 올라갔다.

 

 

 

밤 조명을 받으니 더 멋있기도 하고.. 아무래도 뒤에 걸리던 건물들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니 오히려 사진으로 찍으면 더 멋졌다.

 

 

 

성 바울 성당 입구에서 바라본 광장이 분위기가 좋아서.

 

 

 

 

 

 

 

 

 

낮에 나왔을 때는 이런 나무가 있는 줄도 몰랐다. 정신 없이 구경하다 보니 놓치고 간 것들이 많았다. 성 바울 성당 앞에서만 한 시간 가까이 서 있다가 왔다. 간만에 느껴보는 고요함과 적막함이 싫지 않아서.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 밤거리를 배회하는 연인들도 보이고.

 

 

 

얼마 전에 개봉한 나우유씨미2에 마카오가 배경으로나왔다. 보면서 반가운 마음에, 그래 나 거기 갔어! 하며 알은 체를 했다. 지금 다시 이 사진을 보니 나우유씨미2의 장면과 중첩되네.

 

 

 

 

 

 

날이 밝으면 타이파 섬으로 이동해야 하기에, 세나도 광장도 안녕. 작별을 고한다.

 

 

 

 

 

 

 

 

 

 

 

 

 

 

 

 

 

 

 

 

 

돌아오던 길, 창 밖에 걸린 옷이 외로워보여서.

 

 

 

숙소 앞에 예쁜 카페가 있어 오며 가며 눈에 담았다. 떠나기 전에 한 번은 들러보고 싶었는데 결국 가보지 못했다. 모두가 잠든 밤을 지켜주는 별까지 신경쓰는 섬세한 카페가 근처에 있어 좋았다.

 

P도 그렇고, 나 역시 안전 여행을 외치기에, 그토록 많은 여행을 다녔어도 웬만하면 어두운 시간에는 돌아다니지 말자 주의다. 새벽은 아니었기에, 위험하다고 하긴 어려울 수 있겠지만, 거리가 적막해서 만약 일이 생겼다면 도움을 요청하기 힘들었을 거다. 쉽게 보기 힘든 밤의 마카오를 위해서 감수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기도 하지만. 색다른 밤산책,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