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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중독, 여행의 충동/아시아 방랑기

2년만에 다시 만난 홍콩의 거리

by 재기방랑 2016. 10. 14.

 

2013년 11월, 진에어 서포터즈 자격으로 홍콩을 방문했다. 늘 내 돈으로 여행하다가 기업에 소속되어 여행하는 건 처음이었다.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과 여행을 한 것도, 단순히 여행이 목적이 아닌 업무를 위해 출국을 해본 것도 처음이었다. 그래서 그런 새로움만으로도 설레서, 홍콩은 나에게 설렘으로 남아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해가 질 무렵, 고된 하루를 무사히 보냈다는 것에 서로 자축하고. 바쁜 일정을 쪼개, 이른 아침부터 준비를 마치고 숙소 근처를 산책한 일도. 즐거운 추억이다. 무엇보다 좋은 건, 여전히 함께 그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장황하게 늘어놓았지만, 홍콩은 애틋한 추억이 묻어있는 도시라는 이야기다. 어느 밤거리를 헤매던 추억이 남겨있고, 화려함과 다소 촌스러움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 2016년에 다시 홍콩을 찾았다. 역시 이번에도 예고 없이, 계획에도 않던 여행으로. 이번에는 나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는 P와 함께. 모든 여행이 추억으로 남겨지고, 저마다의 사연으로 가득해지만 홍콩은 여러모로 남다르게 기억되는 이유다. 바쁜 일정 탓에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다시 홍콩을 찾으니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도시에 대한 익숙함, 낯익음이 느껴졌다. 여행했던 도시를 다시 방문하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잘 있었느냐, 홍콩아.

 

 

 

 

 

 

 

 

 

 

 

 

 

 

 

 

 

 

 

2013년, 숙소 옆에 sasa매장이 있어서 우리 일행은 일정이 끝나면 출석하듯 매장에 들어갔다. 그 곳에서 뭣도 모르고 구매했던 흑진주 팩인 마스크팩의 신세계를 열어주었지.

 

 

 

홍콩만의 독특한 분위기의 정취가 반가울 줄이야. 정신 없이 늘어선 가게와 빼곡하게 세워진 간판이 혼잡스럽다고 느껴지면서도, 이래야 홍콩이지.라는 인상을 준다. 이 혼잡스러운 거리도 활기차게 느껴지는 건, 홍콩이 익숙해서인가?

 

 

한 때, 홍콩 영화에 열광하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나의 이전 세대 이야기지만. 대체 왜? 무슨 매력이 있다는 거지? 의아했다. 근데 이제는 좀 알겠다. 화려함 속에 묻힌 서늘함과 세련미 속에 숨겨진 촌스러움으로 가득한 홍콩의 매력을.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또 홍콩을 방문하고 싶다. 또 어떤 추억이 쌓이고, 과거의 어떠한 기억와 중첩될지 궁금하거든. 두 번째 방문임에도 여유롭지 못한 일정 탓에, 홍콩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세번째 여행에는 더 깊이, 진하게 알아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