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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중독, 여행의 충동/아시아 방랑기

몸만 자란 어른이들의 지상낙원, 홍콩 디즈니랜드

by 재기방랑 2016. 10. 14.

 

그렇게 비가 오지 않기를 바랐건만, 일어나자마자 내다본 창문에는 어김없이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래도 홍콩의 오락가락한 날씨라면 비가 곧 소강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고 홍콩으로 향했다. 오늘은 꼼짝없이 디즈니랜드를 가야 하는 날인데 날씨가 너무 안 도와준다. 한국에서 이미 홍콩-마카오 페리를 왕복으로 결제해버렸고, 홍콩 디즈니랜드 입장권도 결제한 뒤였기 때문에 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더더욱 날씨의 도움이 간절했다.

하지만 현실은 페리를 타고 가는 와중에 더 굵어지는 빗방울. 게다가 안개까지 동반되어 암울한 날씨였다.

 

 

 

홍콩의 지하철을 타고 디즈니랜드 전용선으로 갈아탔다. 그 동안 여행한 도시에 디즈니랜드가 꽤 많았다. 파리에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디즈니랜드가 있었고, 미국 캘리포니아에도 디즈니랜드가 있었지만,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2013년에도 홍콩에 왔지만, 그때는 디즈니랜드가 목적도 아니었고. 그러니까, 나에게는 디즈니랜드를 난생 처음 가보는 순간이라는 거다! 그래서 정말 기대하고, 설레고, 또 흥분했는데.....궂은 날씨때문에 제법 쌀쌀했다.ㅜㅜ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이 많았나보다. 비가 내리는데도 아랑곳 않고 디즈니랜드에 놀러온 관광객을 보며 '사람 사는 거 똑같구나.' 생각했다. 비도 막지 못한 디즈니랜드를 향한 뜨거운 애정. 사진 속에서도 느껴지지만, 비가 오는데도 사람들은 연신 싱글벙글이다. 하긴, 날씨 따위에 이런 좋은 감흥을 망칠 수야 없지.

 

 

 

 

 

 

비도 오고, 날씨도 추워지니 마땅히 즐길만한 놀이기구가 없었다. 대안책이 필요했던 우리는 실내 공연을 찾아다녔다. 근데 이게 웬걸? 비를 피해 들어간 공연장에서 뜻밖의 즐거움을 발견했다. 디즈니사의 유명한 작품 속의 주인공이 나와 극을 끌어간다. 올라프가 단연 인기 최고였다. 겨울왕국의 주제가도 불러주는데 가수가 어찌나 잘 부르던지, 뮤지컬이라 해도 손색없는 무대였다.

 

 

 

토이스토리를 배경으로 만든 테마관. 통째로 우리집에 갖고 오고 싶은 앙증맞은 구조물에 눈이 저절로 돌아갔다.

 

 

 

 

 

 

대망의 라이언킹! 이게 30분 짜리 공연의 수준이라니, 믿겨는가. 배우들의 열연과 거대한 규모의 설치물에 관객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하쿠나 마타타! 를 외치는 티몬과 품바. 품바의 넉살을 언제나 닮고 싶었는데.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쿠나 마타타를 외치며 긍정적으로 극복하는 품바를 제일 좋아한다.

 

 

 

 

 

 

 

 

어두워지니 불이 켜졌다. 하늘의 어둠과 조명의 불빛이 조화로운 디즈니랜드의 풍경. 예정되어 있던 불꽃놀이는 우천으로 인해 취소되었다. 마지막까지 비가 말썽이로구나- 실내 공연을 위주로 다녔는데도 영업이 종료될 때까지 신나게 놀 수 있었다. 이 와중에 빗줄기가 약해졌을 때는 놀이기구도 하나 탔으니, 본전 찾기는 한 것 같다. 불꽃놀이를 보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홍콩 디즈니랜드야, 잘 있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