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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중독, 여행의 충동/아시아 방랑기

마카오 여행, 설레는 시작

by 재기방랑 2016. 10. 14.

 

손꼽아 기다리던 1월 14일이 되었다. 늦은 10시 비행기라 넉넉하게 공항으로 출발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그래봤자) 5시30분 공항버스에 몸을 실었다. 우리가 간과했던 사실은 이 시간은 퇴근하는 시간대라 도로에 차가 엄청나게 많다는 점이었다. 굼벵이가 기어가는 속도로 움직이더라. 보통 1시간 30분이면 넉넉하게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는데 7시가 되어 가는데도 서울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러다가 시간에 쫓기는 건 아닌지 몰라,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할 무렵, 드디어 버스가 서울을 벗어났다. 서울을 벗어나니 도로 위를 질주하는 버스. 서울에서 서울을 이동하는 게 가장 오래 걸리는 모순ㅋㅋㅋ 무튼 8시 전에 공항에 무사히 도착해서 수하물 부치고 잽싸게 출국 수속을 밟았다. 저녁을 먹어줘야 하는 우리는 면세품 인도 받자 마자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P는 당분간 못 먹을 순두부찌개, 나는 추운 날 몸을 녹여줄 쌀국수를 선택해서 먹었다. 늦을까 걱정했는데, 저녁까지 먹고 느긋하게 탑승동으로 이동했다.

 

이스트패커C로 선정되어 받은 상품. 이 때 받은 배낭은 지금도 열심히 메고 다닌다. 닳아가는 중.

 

 

 

저-기 보이는 녹색 뱅기♬ 2013년에 홍콩에 갈 때도 진에어를 타고 갔는데, 2016년에도 진에어를 타고 마카오에 가게 됐다. 묘한 기시감.

 

 

 

이 날 밤에 눈이 내렸다. 꽤 소복하게 내린 눈은 비행기 날개에 쌓였다. 탑승을 마치고 좌석에 앉아있는데 흘러나오는 기내 방송. "안전을 위해 제설작업을 한 뒤 이륙하겠습니다."

만만치 않았던지, 눈을 치우는 작업은 한 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그래도 안전이 중요하니까. 늦더라도 무사히 이륙했으니 되었다.

 

 

 

안녕히 가시오. 인사하는 듯한 손짓 (현실은 기장과의 소통이겠지만)

 

 

 

비행을 마치고 착륙한 마카오 공항. 이번에는 비가 우리를 마중했다. 눈을 피해 도착한 곳에 비가 내린다. 조삼모사 같은 상황에 웃음이 났다. 그래도 비내리는 공항이 운치는 있다며 자기 위로를 했다. 화려한 도시에도 어둠은 깔리고, 고요함이 찾아오는 구나. 앞으로의 일정은 화창한 날씨와 함께하길 바라며,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