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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올림픽 공원에서 개인 스냅 촬영하기

by 재기방랑 2016. 10. 2.

 

9월 26일 월요일은 날씨가 정말 좋았다. 그래서 좋은 날씨를 그냥 보내기 아까워 P와 함께 올림픽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어차피 저녁에 테니스 모임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미리 나간 셈이다. 원래는 몽촌토성 역쪽에 있는 평화의 문 근처 호수에서 김밥 먹고 공원 한 바퀴 도는 게 우리의 목표였는데, 날이 워낙 좋고 햇살도 따사로워서 걷다 보니 나홀로 나무 근처까지 가게 되었다.

가을 쯤이 되면 올림픽 공원에는 웨딩 사진을 찍으러 나온 연인들이 가득하다. 올림픽 공원은 어느 계절에 가도 그 계절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는 곳이다. 연인들, 예비 부부들, 아기와 함께 나온 신혼 부부까지, 올림픽 공원은 그야 말로 사랑이 꽃 피고 있었다. 그 속에서 나 혼자 모델이 되고 P는 작가가 되어 우리도 스냅을 찍었다. (웃음) 근데 엄청 창피할 줄 알았는데, 스냅을 찍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의연하게 자세를 취하게 되더라..(이유는 모름) 아마 우리를 본 사람들은 테니스 선수인가? 의아했을 것 같다. 자유의 여신상처럼 한 손에는 공을 들고 한 손에는 테니스채를 들고, 이런 나를 보며 어떻게 자세를 취하라, 손을 더 올려봐라, 진지하게 지시하는 P의 모습까지. 사진을 전공하는 P에게 나는 언제나 피사체가 되어야 한다.ㅋㅋㅋ 대입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도, 학부 시절 과제를 수행할 때도 나는 P의 피사체였다.ㅋㅋ그래도 졸업하고 이렇게 인생 사진을 찍어준 걸 보면, 그 동안 나의 공이 컸다고 위안 삼는다.

언젠가는 테니스 프로필 사진을 찍고 싶다, 고 막연하게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예고 없이 충동적으로 찍게 될 줄이야. 준비 없이 찍었는데도 인생 사진 찍어준 P에게 고맙다. 심지어 이 사진 찍고 다음 날은 비가 내렸다. 이보다 더 시기적절할 수는 없었다 ;)

 

 

산책하던 P가 '여기가 웨딩 사진 찍는 그 의자인가보다!' 외치며 가서 앉으란다. 때마침 4시의 햇살이 비추면서 아련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진으로 탄생되었다. (환호)

 

 

 

 

 

 

실루엣으로 분위기 연출해 내는 P에게 박수!!!! 노을 지는 배경을 위해 보정해서 2가지 종류로 만들어주셨슴다.

 

 

 

 

나홀로 나무가 있는 언덕에서 찍은 사진. 테니스라켓을 타고 금방이라도 날아갈 기세ㅋㅋㅋ. 모든 공을 막아버리겠다는 의지.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갈 때 쯤.

 

 

 

 

마지막은 지금 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a.k.a 인생 사진 으로ㅋㅋㅋ 웬만해서 카카오톡에 프로필 사진 설정 잘 하지 않는 편인데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는 사진이었다. 느낌은 거의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고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월드챔피언. 요즘 윌슨 프로스태프 97uls에 맘을 뺏겨 버려서 그런지 테니스채가 검정색의 프로스태프였더라면 더 분위기 있었을 것 같다는 욕심을 부리게 된다.ㅋㅋㅋ '검은색 테두리+검정색 줄+검정색 그립=완벽' 실력을 키워야 하는데 장비 욕심만 커져가니 큰일이다.

#나이키 #라코스테 #바볼랏 #보고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