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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별일 없이 살고 싶다.

by 재기방랑 2013. 5. 24.


장기하와 얼굴들 - 별일 없이 산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


나는 사는게 재밌다. 하루하루 즐거웁다.
나는 사는게 재밌다. 매일매일 신난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정말 가사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 것 같다.

한껏 약올리는 말투로, 무심한듯한 억양으로 '별일 없이 산다'고 말하는 가사내용을 들으면

너무도 별나게 살고 있는 내가 별스러워 또 한숨이 나온다.


내가 스스로 생각해봐도 나는 너무 조급하다.

오늘의 노력이 당장 내일 결과로 나타나야 마음이 놓이는 성격이다.

그게 실패이든 성공이든..


나에게 조급해하지 말자,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자.라고 주문을 걸어도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서는 '왜 나는 이것밖에 못하지, 도대체 결과가 어떻게 되고 있는거지.'하며 나를 다그친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긍정적인 말들만 내뱉는다.

우리는 아직 청춘이고, 무엇이든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나이라고.

설령 그 길 끝에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실패조차 훈장이 될 시기라고.

하지만 정작 나는 넘어져서 무릎이 조금 까지는 것조차 두려워한다.

내 인생이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어쩌나 전전긍긍하면서.


비관적이고 현실적인 나의 부정적인 내면이 나의 의지나 외면까지 지배하게 하고 싶지는 않는 마음에

사람들 앞에서는 부러 밝은척, 낙관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도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는 시도이다.


스스로를 피곤하게 다그치는 성격 때문에 별거 아니네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 조차도

의미를 부여하고 미련을 두고 자꾸 돌아보고 생각하고 되새긴다.

어제까지만 해도, 나의 미래에 청사진을 갖고 있으며 그대로 실천하면 되겠지 하며 밝게 생각했었는데

오늘 밤에 알 수 없는 미래라고 너무 낙관하는 건 아닌지, 내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나는 뭘 해야되지? 하는 생각에 갑자기 암울해졌다.


나 스스로를 책임져야하는 멀지 않는 미래를 생각하면 자꾸 갖은 나쁜 생각들과 불안과 초조함이 엄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