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점점 희미해지는 그 날의 기억들이 그리워질 때면 사진을 꺼내어 본다.
계속 될 것만 같았던 그 찰나가 사진 속에서 찬란히 빛나고 있을 때,
바래진 기억들이 다시 선명해진다.
시간이 흘러도 사진 속의 나는 2012년에 머물러 있으며,
2013년 지나 2014년에서 과거의 나를 현재처럼 바라본다.
고민도 했고, 망설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결심한 그 때의 선택을
2014년의 지금 나는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무모했고, 다소 급작스러웠지만
그 선택이 지금의 나로 이끌어주었으며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지금의 내 모습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2012년부터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발자국은 유럽 여행에서 얻은 깨달음이 빚었다.
선택의 기로에서 나에게 물었고, 그때마다 그 깨달음에서 답을 찾아왔다.
그렇게 오늘을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끄럽지 않은 오늘의 나로 이끌어준 한 번의 경험과 경험이 낳은 숱한 선택이 시간이 흐를수록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겨진다.
아마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결단을 내려야 하는 길목에 서 있을 때마다
나는 2012년 여름을 회고할 것이고, 그 깨우침이 내게 답을 줄 것이다.
과거로 오늘을 만들어가며, 오늘을 살아가며 내일을 맞이하는 것,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과거의 도움을 받는 것, 2014년 내가 살아가는 모습이다.
깨달음을 안겨주며 삶의 자세를 새롭게 바꿔준 2012년의 유럽여행.
앞으로 시간이 더 지나 더 많은 여행을 하게 될지라도 2012년 여름, 유럽 여행보다 신선하고
감동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여행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