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면 예기치 못한 순간이 불쑥 나타나 나를 혼란에 빠뜨릴 때가 있다.
여행은 종종 나를 궁지에 몰아넣는다.
오롯이 나 혼자인 순간에 찾아와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낯선 환경에 놓이면 모든 것이 위협을 하고 위험이 된다.
갖고 있는 자료가 맞지 않아 기차를 놓쳤을 때, 현금 대신 가져온 카드가 작동하지 않을 때.
도움을 줄 사람은 곁에 없고 모든 난관에 부딪친 것만 같아 서러워진다.
항상 자유를 좇으며 갈망했건만 진정한 자유가 찾아왔을 때는 갈팡질망하며 이 자유의 무게에 허덕인다. 모두의 간섭, 혹은 보호가 사라지고 진짜 자유의 상태가 되었을 때 나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여행이란 자유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동안 생각했던 자유와는 다른 모습의 자유를 마주하면 겁에 질린다. 하지만 여행은 그래서 성장의 시간이다. 낯설고 두려운 자유를 극복하고 마침내 그 자유를 즐기는 단계에 이르는 것, 그 고지까지 가는 과정이 바로 여행이다.
닥쳐올 자유에, 예측불허한 자유에 지레 겁먹지 말자. 그 것이 우리가 찾는 자유의 출발점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