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테니스 경기.
WTA는 Women's Tennis Association 여성 테니스 협회라는 뜻으로, 여성 테니스 선수들의 랭킹을 산정하기도 한다.
무튼, 세계적으로 테니스 대회는 상금도 많고, 4대 메이저 대회가 매년 열릴 정도로 인기 종목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인기가 많지 않다ㅠㅠ
반면, 비슷한 종목인 배드민턴은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어서 그런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다.
그에 따라 배드민턴 동호회는 동호인 수도 많고, 큰 규모의 아마추어 대회도 많은데 테니스는 동호인의 수도 적고 역시 아마추어 대회도 많지 않다. 테니스를 즐기는 동호인으로서 안타깝다.
아무래도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유럽 출신의 선수들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성적이 부진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인기가 없는 듯하다.
우리나라에서도 훌륭한 실력을 가진 선수가 나타나서, 세계에 명성을 날리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25일 마지막 날, 결승전이 진행된다.
받은 초대권으로 매표소에서 입장권으로 교환한 뒤에 줄을 맞춰 입장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테니스를 즐겼던가? 싶을 정도로 입구 앞은 장사진을 이뤘다.
2시에 경기가 시작하는데, 경기가 시작되면 입장을 마감한다.
내 앞에서 입장이 끊길까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입장하고 자리에 착석할 수 있었다.
자리에 앉고 보니 정말 출입문을 닫아놨더라.
단식 결승은 루마니아 출신의 모니카 니쿨레스쿠와 스페인 출신의 라라 아루아바레나의 대결이었다.
사진 속 선수가 아루아바레나 선수. 1세트는 아루아바레나 선수가 챙겼다.
1세트를 내준 뒤, 니쿨레스가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며 따라잡기 시작했다.
햇빛을 마주보고 관전해야 하는 관중석은 사람이 없었는데 내가 앉아있던 쪽은 일반석 꼭대기까지 만석이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테니스 대회답게 관심이 높은 듯 했다.
포핸드는 전부 슬라이스로 넘기던 니쿨레스쿠. 양손 백핸드가 어찌나 강력하고 길게 꽂히던지, 보면서 저런 백핸드를 구사해야 하는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장슈아이를 상대로 이길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고 하던데, 오늘은 어쩐지 기량 발휘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아보였다.
선수 본인도 속상해 하는 게 느껴졌다.
2세트를 니쿨레라스쿠가 가져가면서 1대1이 되면서 니쿨레라스쿠가 다시 상승세를 타는 듯 했는데,
3세트의 2번째 게임에서 니콜레라스쿠가 스매싱을 실패하면서 사기가 꺾인 것 같았다.
이후부터는 페이스를 잃은 듯, 3-4-5-6게임을 모두 아루아바레나가 가져갔다.
결국 3세트도 아루아바레나가 이기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왠지 니쿨레라스쿠 선수의 뒷모습이 쓸쓸해보였다.
예선을 통과해 4강을 이기고 결승전에 올라왔으니 분명 엄청난 선수인데, 우승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스포트라이트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았다.
사실, 장슈아이 선수가 니쿨레라스쿠 선수보다 세계 랭킹이 높았는데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듯,
니쿨레라스쿠 선수가 아루아바레나 선수보다 세계 랭킹이 높았음에도 준우승을 거두었다.
그러고 보면, 누가 우숭할 것이다, 라는 예측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실전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멋진 경기를 보여준 두 선수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한 20분 뒤에 바로 복식 결승전이 진행되었다.
스웨덴 출신의 요한나 라르손과 벨기에 출신의 크리스틴 플립켄스
일본 출신의 아키코 오마에와 태국 출신의 페앙탄 플리뿌에키의 대결이 펼쳐졌다.
경기 시작 전, 기념 사진도 촬영하고!
네 선수 모두 훈훈한 분위기였다.
저 스웨덴 선수의 근육질 몸매가 정말 아름다웠다.
두 선수의 호흡이 착착 잘 맞았다.
스트로크가 강하고 길게 들어가니까 공격력이 어마어마했다.
물론 받아내는 선수도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ㅠㅠ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1세트를 가져온 스웨덴&벨기에 조
스웨덴 선수 등근육이 정말 조각같았다.
얼마나 운동을 많이 했으면 등날개에 근육이 생길까?
태국과 일본 선수는 찍은 사진이 없네.
동영상만 열심히 찍었나?
두 선수가 열심히 싸웠지만 2세트도 스웨덴과 벨기에 선수가 챙겨가며 경기가 끝이 났다.
태국과 일본 선수는 시종일관 웃으며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압박감 때문에 그런 웃음을 짓기 힘들었을 텐데, 정말로 경기를 즐기는 것 같았다.
한 打, 한 打에 승패가 갈리는 경기에서 실점에도 아랑곳 않고 웃는 모습이 진정 멋있었다.
우승자도 준우승자도 모두 웃으면서 끝날 수 있는 경기를 보았다.
순간의 과정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스포츠 정신!
멋진 경기 보여준 네 선수에게 감사를 보낸다.
경기를 보는 것도 공부라고 생각하며 관전했는데 역시 선수들의 경기력은 대단했다.
저런 공을 어떻게 받지? 싶게 깊고 끝으로 들어오는 공들까지 다 받아내는 집중력을 본받아야겠다.
내일 테니스 하는 날인데, 오늘 본 경기가 도움이 되겠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