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은 중독, 여행의 충동/유럽 방랑기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

by 재기방랑 2013. 3. 18.

 

 

사실, 독일의 대학교는 흔히 우리가 꿈꾸는 교정의 환상을 기대하긴 어렵다.

독일의 대학교는 우리나라처럼 campus로 건물들이 모여 하나의 학교 단지를 이루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이델베르크만 해도 도시 곳곳의 여러 건물들로 나뉘어져있어, 교정이 따로 형성되어 있지는 않다.

지금 사진 속의 저 작은 광장이 운동장의 전부이다.

미국식의 넓디 넓은 잔디 밭 위에 누운 대학생 연인들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살짝 아쉬운 현실이었다.

 

 

이 곳은 하이델베르크 대학 감옥이다.

예전에는 학생들에 대한 관리 권한이 오롯이 대학에게 달려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본교의 학생을 직접 체벌할 수 있어, 하이델베르크 대학생들이 수감되었던 감옥이다.

 

 

 

감옥이라는 무서운 단어로 불려져서 그렇지, 사실 이 감옥은 하이델베르크 대학 학생들의 학창시절 추억거리의 개념이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대학와서 실컷 놀고 그 증표로 F 학점은 받아봐야지! 하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곳에 수감된 학생들은 주로 음주가무를 즐기거나 학교 수업을 빼먹은 사유로 수감되었다고 한다.

실제 건물 안에 들어가봐도 엄숙함이나 엄격함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당대의 학생들이 남긴 낙서들과 새롭게 방문한 관광객들의 낙서가 서로 한 벽면에 조화를 이루고 있을 뿐이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도서관. 대학교 도서관이 이렇게 웅장하고 고풍스러울 수 있다니.

처음에 현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안에도 대리석 계단과 전등으로 장식되어 있어 신선한 충격이었다.

물론 내부 보수 공사로 인해 안에는 신식 컴퓨터실도 있었지만

중세때부터 이어져왔을 법한 대리석 계단이나 샹들리에는 학교의 역사와 위용을 뽐내는 듯했다

 

대학교 도서관 주변이라 그런지, 주차된 자전거들이 즐비했다.

대학생들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보기 힘든 우리나라를 생각했을 때

꽤 신선한 모습이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6월 말이라 아직 독일대학교는 학기 중이었다.

때문에 나같은 외국인이 사진기를 들고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재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기 때문에

도서관 내부에서는 차마 사진을 찍지 못했다.

하지만 다시 하이델베르크에 가게 된다면 나도 그들 틈속에서 독일 고전을 읽으며

독일 대학생들의 문화를 느껴보고 싶다.